"우...흑..."
울지않으리라 그리고 굳게 다짐했었던 마음이 흔들렸다.
자꾸 새어나오는 그녀의 울음소리에 곁에 있던 그가 반응하듯이
붉은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그것조차 울고있던 그녀의 시선에는
너무나도, 너무나도 안타까워 보여 결국 사죄의 말을 내뱉는다.
"미안해, 미안해, 정말로...미안하다"
그렇게 사죄의 말을 내뱉는 그녀의 표정은 그늘에 가려있었다.
차마 그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이야기 할 용기가 그녀의 입장에서는
나질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결과는 그녀, 자신의 이기심이니까
자신이 좀 더 무한속의 지루함을 참아왔더라면 좋았을텐데, 감추어
놓았던 진실따위 그대로 천년의 세월속에 묻어두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스스로를 그리도 책망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표정을 감추려고 하였다.
"...그런 표정 짓지마, 어차피 끝내야하는거였잖아?"
눈물로 가득 젖어있던 그녀의 양뺨을 그의 손길이 부드럽게 감쌌다.
뺨에 남아있던 자취를, 고장난것처럼 쉴새없이 방울방울 흐르는
그녀의 눈물을 조심스럽게 손길로 닦아내면서 웃어보였다.
"나는...너에게 했던 약속을 지킨것뿐이야"
그것뿐─그러니까 너가 울 필요는 없어, 라고 말하듯이 웃어보이는
그의 표정이 불안정한 것은 기분탓이 아니였다. 좀 있으면 완벽히
그는 환상속에서도, 현실속에서도, 생각하는 것을 멈추게 될 것이다.
이곳에서의 그에게 있어 생각을 멈춘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빛도 소리도 아무것도 닿지 않는 어둠에 묻혀 영원토록 잠들것이다.
그것이 그녀, 자신과의 약속때문이라는 사실에 그리고 결국 전해진
진실속에 감추어져있던 잔혹한 비수때문이란 사실에 그녀는 자신을
책망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모든것의 시작은 결국 그녀가 했으니까
"하지만, 그대에겐─!!"
"........"
"그대에겐..."
취할 것처럼 코끝을 간지럽혀오는 그의 혈향에 보이지 않을려고
그늘에 감추어두었던 슬픈 표정을 그녀는 내보이며 뺨을 감싸고
있던 그의 양손을 붙잡아 이끌어 내리며 절박한 목소리로 외쳤다.
아니, 외치려고 하였다. 하지만 말을 건네기도 전에 그녀가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알고 있다듯이 조금 차갑게 식은 눈동자와 미소로
아무말없이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 결국 그녀의 시선은 바닥을
향해 그리고 표정은 다시 그늘안으로 숨어버렸다.
[─기다릴테니까,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아직까지도 그 목소리가, 그 표정이, 잊혀지질 않는다.
참을 수 없으리라 생각되던 엄청난 고통속에서도 비명한번 지르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고통스러운 표정위로 애틋한 애정의 눈빛을
띄우며 천천히 입을 열던 소녀의 그 모습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괜찮아...내가 없더라도"
투둑, 그의 양손을 감싸고 있던 그녀의 손등위로 반짝이는 빛과
함께 무언가 추락하였다. 그와 동시에 감싸고 있던 그의 손이
살며시 떨리는 것을 느낀 그녀가 놀란듯 고개를 올릴려고 하였다.
[─나의 곁으로 반드시]
지금의 그녀처럼 그도 안타까운 소녀의 환상을 떠올려버렸던 걸까?
"분명 엔제라면...괜찮을꺼야"
좀 더 허세를 부리고 싶었던건지 그가 이마를 가깝게 맞대어 와
시선을 올릴려던 그녀의 움직임이 흐트러졌다. 너무나도 가까워진
거리에 초점을 맞출 수 없어서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흔들리는
붉은빛 머리카락 사이사이로 반짝이는 빛을 내며 떨어지는 무언가에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있었기에, 결국 그녀는 그것을
끝까지 지켜볼 수가 없어서 힘겹게 눈꺼풀을 닫았다.
[─돌아와야 해, 오빠]
눈동자가 어둠속에 가라앉았음에도, 소녀의 환상은 사라지질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만들어버린 그녀를 원망하듯이 그럼에도 그 상황을
납득하고 있는 스스로를 책망하듯이 소녀는 울며 부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약속을 했던 그도, 지켜보았던 그녀도, 그리고 그리
말하였던 소녀도 알고 있었다. 완벽히 지킬 수 없는 허황됨이란 것을
그것이 너무나 야속했다. 너무나 화가났다. 너무나도...안타까웠다.
"울지마...어째서 계속, 울고있는거야?"
"........"
손등위로 하염없이 추락하는 빛은 그녀의 눈물일까? 아니면─
그것은 알 수 없었다. 그늘아래로 얼굴을 숨기고 괴로운 듯 눈을
감고 있는 그녀에게는, 그리고 서서히 찾아드는 죽음의 그림자로
두 눈이 멀게된 그에게는 보이지 않았으니까 그럼에도 그는 알 수
있다듯이 말하였고, 위로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기쁜듯 웃어보였다.
"이히힛, 기뻐하라구?"
속삭이듯이 흐려진 그의 목소리에 이끌리듯이 괴로운 듯 감고 있던
눈꺼풀을 다시금 힘겹게 그녀가 들어올린다. 마치 그런 그녀의 그늘
아래 숨겨진 표정을 눈치챈 듯 그는 감싸고 있던 그녀의 손길을 풀어
오히려 자신의 손으로 부드럽게 감싸쥐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앞으로 영원토록...베아트, 너와 함께─"
이런 상황이 되도록 시작했음에도, 만들었음에도, 방관했음에도...
그녀가 기뻐해야만 하는 이유─그것을 천천히 속삭이던, 속삭이려던
그의 목소리가 어느순간 사라져버렸다. 갑자기 귓가를 맴도는 무거운
침묵에 그녀의 동공이 놀란 듯 작게 축소되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어째서 그의 소리가 사라졌는지, 보지 않았음에도 그녀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와 동시에 가까이서 속삭이던 그의 몸이
실이 끊긴 인형마냥 그녀의 어깨위로 무너져내렸기 때문이다.
손에 닿고 있는 차갑게 식기 시작한 그의 체온을 느끼고 있음에도
믿기지 않는 듯 확인하듯이 그녀가 조심스럽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배틀러?"
하지만 당연스럽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것을 확인한 그녀는
오히려 가득 눈물을 흘리면서도 조심스럽게 그를 끌어안으며 자신이
어째서 기뻐해야하는지 끝내 말하지 못한 그의 말을 이어나갔다.
"으응, 함께...인가?"
시야가 삐뚤어질만큼 가득 눈물을 흘리면서, 조심스럽게─
"영원토록, 그대와 함께"
영원한 잠을 자기 시작한 그가 깨지않도록 그리 속삭이면서 이제
자신에게도 찾아올 그와 같은 죽음의 잠을 기다리듯이 씁쓸하고도
아쉬운 눈빛을 천천히 감으며 살며시 입술위로 미소를 그려보았다.
영원의 잠을 잘 수 있다는 사실에, 지켜진 약속에, 그가 말한대로
기뻐하듯이 울면서 웃으면서 조용히 마녀로써 최후를 맞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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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믿기 힘든 이야기겠지만 사실 이거
쓰기 싫었DAZE☆
그런데 딱 이 두 사람에게 어울리는 MIDI를 듣고 있으니까 저절로!
멋대로! 손이 움직여, 손이 움직여,
손이이이이이잇 움직여어!!!!!
후─한동안 계속 가벼운 이야기를 했으니까 오랜만에 저의 특기인[]
무거운 망상도 해보았습니다. 베아트에게 줄 수 있는 편안한 죽음은
마녀의 죽음일뿐, 인간의 죽음은 아니건만 배틀러가 완벽히 승리하면
마녀도 인간도 전부다 죽어버리기때문에 그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쪽의 승리를 택했다는 망상입니다. 한마디로 모두가 살고 혼자만의
죽음을 택했다는 거랄까, 개인적으로 배틀러는 자기희생을 도맡아서
할만한 녀석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혼자의 죽음말고는 좋은
방법이 없다 결론이 내려지면 주저없이 행할 녀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지않음으로써 자신도 상처받지 않는다] 제가 보고
있는 배틀러는 그런 신조를 가진 녀석이예요. 굉장히 모순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신조잖...아니, 그렇다고 이런 엔딩은 안된다. 이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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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그보다도 한동안 무리했던것이 결국 폭발했는지 심한 복통에
시달려서 약을 계속 먹고 있는데 낫지를 않고있네요[] ...우우orz;;